"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
잠자리에서 눈을 뜬 여러분이 ‘제일 먼저’ 느끼는 기분은 무엇인가요?
혹시 ‘충분히 잤는데도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알람을 열 번도 넘게 껐는데 여전히 멍하고 졸리다’고 느낀다면 일어나는 방법을 돌이켜 볼 때예요.
지금까지 좋은 침구나 최적의 온도, 적절한 음식 등 ‘잘 자기 위한’ 수면 가이드라인을 다양하게 만나왔지만, 사실은 잘 자는 방법만큼 잘 깨는 방법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답니다.
‘잘 깨는 것’이 왜 수면에도 중요할까요? 물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면 훨씬 건강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좀 더 과학적인 이유도 숨어있답니다. 수면은 잠에 들고, 유지하고, 깨어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하나의 완결된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 몸은 다시 ‘밤잠을 준비하는 과정’을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죠.
조금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수면 과학에서는 기상 시간을 일종의 ‘수면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어요. 눈을 뜨고 움직이는 직후부터 우리를 수면으로 이끄는 아데노신이 서서히 쌓이기 때문이죠. 이 아데노신이 적절히 쌓여야 우리가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게 해주는 ‘수면 압력’이 충분히 형성되고, 깊은 수면으로도 더욱 쉽게 진입할 수 있어요.
기상 시간이 들쑥날쑥하거나 신체가 각성 상태로 매끄럽게 진입하지 못하면 아데노신의 축적 리듬도 흐트러지게 돼요. 이로 인해 생체 리듬 전반이 어긋나면서 아침에는 잘 깨지 못해, 밤이 되어도 제때 잠이 오지 않거나 깊은 잠에 들기 어려워서 피로감이 풀리지 않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요.
기상 직후 우리 몸은 코르티솔 각성 반응(Cortisol Awakening Response, CAR)이라는 생리학적 과정을 거쳐요. 코르티솔은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침에는 뇌를 깨우고 신체 활력을 높이는 ‘생체 알람 시계’ 역할을 하죠.
CAR은 보통 기상 후 30~45분 동안 코르티솔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CAR 반응이 활발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집중력이 높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우수하며, 피로도도 낮다고 해요.
하지만 알람을 반복적으로 끄며 기상을 지체하거나, 어두운 환경에서 오래 머물면 수면 관성에서 벗어나는 CAR 반응이 둔화돼요. 이 때문에 실제로 충분한 시간 휴식을 취했더라도 오랫동안 몸이 찌뿌둥한, ‘수면 관성’이라고 하는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흔히 관성이라고 하면 무언가가 현재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리켜요.
수면 관성도 우리 몸이 수면이라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성질을 말한답니다.
잠에서 막 깼을 때 졸리거나 몽롱한 것도,
침대 밖으로 나올 때 나도 모르게 휘청이고 마는 것도,
어젯밤 머리맡에 놔둔 휴대전화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도
수면 관성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죠.
⚠️ 수면 관성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에요.
잠자리에서 뒤척이거나, 화장실에 가려고 잠깐 잠에서 깼을 때도
곧장 다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것도 수면 관성 덕분이거든요.
수면 관성을 이겨내고,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려면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하고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몸과 뇌에 “이제 움직일 시간이야!”라는 신호를 명확하게 전달해야겠죠.
멜라토닌이 물러난 뇌에서는 코르티솔을 포함해 활동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이 활성화돼요.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부르는 세로토닌도 그중 하나랍니다.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면 뇌의 여러 영역이 자극되어 수면 관성을 빠르게 극복하고 인지 유연성을 높일 수 있어요.
1️⃣ 아침, 빛으로 몸 깨우기
2️⃣ 감각 리부팅으로 각성하기
3️⃣ 신진대사를 올려 신경 활성화하기
4️⃣ 침대에서 상쾌하게 스트레칭하기
5️⃣ '좋은 식사’로 에너지 보충하기
1️⃣ 아침, 빛으로 몸 깨우기 🌞
아침은 우리 몸에서 수면을 담당하던 멜라토닌과 각성을 담당하는 코르티솔이 교대하는 시간이에요.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은 충분한 빛을 쬐는 거예요. 생체 리듬은 눈을 통해 빛이 들어온 이후부터 약 15시간이 경과하면 수면 압력을 주기 시작해요. 때문에 제때 자연스러운 수면을 취하고 싶다면 아침에 빛을 잘 보는 것이 중요하죠.
기상 직후 2,000럭스 이상의 자연광을 쬐면 망막을 통해 시상하부에 있는 생체 시계에 신호가 전달돼요. 이 신호를 통해 멜라토닌 분비가 빠르게 줄어들고, 생체 시계가 각성 모드로 바뀌며 활동 호르몬이 움직이기 시작해요. 만일 깊은 수면을 위해 암막 커튼을 활용하고 있다면 아침에는 커튼을 걷어 햇볕을 듬뿍 쬐어주세요. 해가 늦게 뜨고, 광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인공태양 램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2️⃣ 감각 리부팅으로 각성하기 ⚙️
가벼운 생활 소음에 귀를 기울이거나, 손발 끝의 감각에 집중하며 긴 시간 둔해진 신경을 깨워주세요. 4초간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가, 4초간 천천히 내뱉는 심호흡을 대여섯 번 반복하는 것도 좋아요. 심호흡은 혈류 내 산소량을 늘려 뇌를 활성화해, 각성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어요.
3️⃣ 신진대사를 올려 신경 활성화하기 ⚡
수면시간 내내 휴식 상태에 있던 장기는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깨워주세요. 가볍게 자극을 받은 장기가 활성화되며 몸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고, 두뇌활동을 원활히 하는 뇌의 교감신경을 자극해 잠에서 빠르게 깰 수 있게 도와줘요.
기상 후 목이 마르더라도 물을 빠르게, ‘벌컥벌컥’ 마시는 것은 좋지 않아요. 천천히 물을 마시면 체내 흡수율도 좋아지고, 목과 위장도 부담을 적게 느끼게 돼요. 지나치게 차가운 물은 오히려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될 수 있으니 신진대사 스위치를 켜줄 수 있을 정도의 미지근한 온도의 물로 위장을 깨우는 것이 좋아요. 물을 충분히 마셔주면 밤새 잠을 자며 땀으로 소모한 수분을 보충해 혈액 순환을 돕는 효과도 있어요.
4️⃣ 침대에서 상쾌하게 스트레칭하기 🤸
수면 시간동안 한 자세로 오래 굳어져 있던 근육과 관절은 갑자기 활동을 시작할 경우 근육통이나 결림 등을 유발하기도 해요. 움직임이 없던 근육이 정상적인 가동 범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 같은 저강도 동작을 해주는 것이 좋아요.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하다 보면 둔화되어 있던 전신의 근육이 수축하고, 자극을 받은 근육들이 혈압을 높이면서 전신에 혈액이 더 잘 돌도록 도와줘요.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 근육에 쌓인 피로물질인 젖산이 빠르게 분해되어 찌뿌둥한 기분에서 더욱 빨리 벗어날 수 있어요.
5️⃣ '좋은 식사’로 에너지 보충하기 🍚
적절한 메뉴와 양으로 구성된 아침 식사는 뇌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신체 활력을 높여줘요. 영어로 아침 식사를 뜻하는 Breakfast의 단어 구성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긴 공복 시간을 깨는 아침 식사는 뇌에 포도당 공급을 늘려 주의력과 각성 상태를 높여줘요. 또 무언가를 씹는 저작 활동은 턱 주변 근육을 통해 뇌로 가는 혈류량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켜 수면 관성을 깨는 데 도움을 주죠.
아침을 거르면 다음 식사 전까지는 포도당을 공급받지 못한 뇌가 지방을 분해한 뒤, 지방산으로 포도당을 만드는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에너지원을 생산하게 돼요. 이렇게 에너지원을 만들 때는 젖산 같은 피로 물질이 부산물로 함께 생산되어, 같은 시간 깨어 있어도 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요.
평소 점심과 저녁으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고 있거나,
소화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
무리해서 아침 식사를 먹지 마세요.
🌟 우유나 두유 한 컵, 땅콩버터 한 숟가락 등으로
가볍게 뇌를 활성화해 주세요.
'기상 의식’이라고 하면 왠지 복잡하거나 거창한 행동이 포함되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기상 의식은 내 체질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몸을 제대로 일깨우고, 하루의 생체 시계를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작은 습관의 묶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만일 기상 의식이 매번 바뀐다면 생체 리듬이 흐트러져 오히려 그날 하루의 집중력이나 업무 수행 능력이 저하되고, 수면의 질까지 떨어트리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어요.
만약 마음에 드는 아침 기상 의식을 구성했다면 그 다음엔 나 자신에게 ‘매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를 물어보세요.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도 마치 시차가 큰 해외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처럼 피로한 경우나, 기상 시간 자체를 일정하게 맞추기 어려운 환경인 경우도 있을 거예요. 이럴 때는 나의 ‘생체 리듬’을 상태를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아요.
만일 수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아침마다 몽롱하고, 몸이 돌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진다면 생체 리듬의 정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뇌와 몸을 깨우는 코르티솔 각성 반응(CAR)이 둔화되었을 수도 있어요. 이럴 때는 몸이 ‘각성 상태’로 잘 진입하도록 생체 리듬을 조율해주는 것이 좋은데요. 단순히 수면 시간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를 몸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 리듬이 반복될수록 생체 시계는 점점 예측 가능해지고, 몸은 별도의 노력 없이도 각성 상태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요.
병원이나 콜센터, 항공 승무원 등 교대근무나 야간근무가 잦은 직군은 밤낮이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외부 환경의 리듬에 맞추어서는 생체 리듬이 일정한 주기를 찾기 어려워요. 이런 환경에서는 생체 리듬의 수면 위상이 앞당겨지거나 뒤로 밀리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DSPS)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이 경우 7시간, 8시간 등 수면 시간을 고정하여 생체 리듬을 조정하거나, 멜라토닌 복용 또는 광치료 등으로 수면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어요.
‘수면’은 잠에 들고, 깨는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요. 생체 리듬 중 수면 단계의 질은 포근한 침구와 쾌적한 온도, 편안한 분위기 등 잘 자기 위한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날그날의 컨디션과 수면 전까지의 생활 리듬은 기상 후 어떻게 하느냐가 좌우하죠.
수면으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눈을 뜨고 완전히 깨어나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수면이라는 활동을 이루는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잠을 잤더라도, 잠에서 깼을 때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좋은 잠’을 잘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에요.
혹시 아침마다 알람 대여섯 개를 맞추고, 십여 분씩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나요? 충분한 시간 잠을 잤는데도 찌뿌둥한 느낌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면 내일 아침엔 과감하게 처음 울리는 알람을 끄고, 상쾌하게 커튼을 걷어 우리 몸의 생체 시계에 “이제 하루가 시작됐어!” 하고 신호를 보내주세요. 그리고 기지개를 쭈욱 켜며 오늘의 나 자신에게 “갓모닝!”이라고 인사해 보는 건 어떨까요?